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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1시간 일찍 출근해 물 떠놓으라고…" 극단 선택 공무원이 남긴 말 / 한국경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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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익명 작성일 10-01 댓글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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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대전시에 임용된 새내기 9급 공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, 유족과 지인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망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.

1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공무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.

A 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B 씨는 이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'대전시 공무원 친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'는 제목의 글을 올려 A 씨가 사망하기 이전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.

B 씨는 "지난 1월 제 친구는 대전 공무원으로 임용됐다. 주변 사람들과 연락도 다 끊고 많은 노력과 외로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해 1년 만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"며 "하지만 그 꿈을 펼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친구는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"고 했다.

이어 "임용이 된 후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어했으나 친구의 성격상 꼼꼼하게 일도 잘하고 금방 적응하는 듯 보여 큰 걱정 없이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다"며 "그러던 7월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은 뒤 갑자기 매일 연락하던 친구로부터 연락이 뜸해졌고, 뭐하냐고 하면 항상 '야근을 하고 있다'고 하는 친구의 답장을 받았다. '공무원이 야근을 왜 이렇게 많이 하냐', '대전시 일을 너 혼자 다 하냐'면서 장난스럽게 넘어가곤 했다"고 덧붙였다.

B 씨는 "그러한 말들에 대한 친구의 답변은 항상 '주변에서 이런 것들로 힘들어하면 나중에 소문이 안 좋게 날 것', '너무 힘들다'였다"며 "9월부터는 친구가 '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, 혼자만 행정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협조를 안 해준다', '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' '군대보다 직원 취급도 안 해준다', '업무를 물어봐도 혼자 알아보고 해결하라고 한다'고 말했다"고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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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=YTN 보도 캡처


그는 "저는 친구에게 병원 진단과 처방과 휴직을 권유했고 친구는 진단과 처방을 받고 휴직 하루 전날 하늘나라로 떠났다"며 "병원 진료 기록에는 친구를 '비웃고 무시한다', '커피를 타와라' 등 말도 안 되는 내용들이 적혀 있었고, 점심을 먹었냐는 제 질문에도 친구는 '왕따를 당해서 밥 먹으러 가자고 말도 못 한다'고 대답했다"고 했다.

또한 "일이 힘드냐는 질문에 '사람 때문에 힘들다'는 말을 많이 했던 제 친구는 정말 직장 내 괴롭힘, 따돌림, 부당한 업무지시를 받지 않았겠냐"며 "출근 1시간 전 일찍 출근해 물을 떠 놓고 커피를 타오라는 지시는 부당한 게 아닌 거냐"고 했다.

그러면서 "친구는 휴직을 내기 전에도 팀장·과장에게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고민했고, 주변의 시선과 인수인계 그리고 팀 분위기를 걱정했다"며 "사실무근이라고만 답하는 (대전시 측의) 태도에 더 화가 난다"고 했다.

이날 YTN 보도에 따르면 유족 측도 A 씨가 지난 7월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으면서 직장 내 따돌림과 부당한 업무 지시 등으로 힘들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.

A 씨는 생전 가족과 통화에서 "출근이 9시까지인데 8시 전에 와서 책상 위에 물과 커피를 따라 놓고 이런 걸 지시받았다"며 "내가 '그건 아닌 것 같다'고 거절하니까 그 뒤로 나를 싫어하기 시작했다"고 말했다.

A 씨의 병원 진료 기록지에도 실제로 '사람들이 나를 비웃고 무시하고 투명인간 취급했다'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.

대전시는 관련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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